어릴 때부터
몸이 자주 아팠다
그리고 아플 때마다
꼭 꾸었던 악몽이 있었다
어린왕자의 작은 행성
그곳에 놓인 작은 벤치
얼굴 모를 누군가가 앉아
나에게 말을 걸었다
친절해 보이는 그에게
밝게 화답했다
갑자기 그는 웃어대며
그의 몸을 부풀렸다
그 작은 행성을 삼키며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잠에서 깨며
메슥거림에 구토를 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똑같은 꿈을 꿨다
그는 항상 그 벤치에 앉아
나를 괴롭혔다
나에게 필요했던 건
방어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택한 방법:
<도망가기>
맞서 싸우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나는 그를 보지 못했다
오랫동안 그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았다
남들처럼 사람을 만나고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바깥 생활을 그만두었다
조금
힘든 시기였다
외출은 거의 하지 않았고
말과 행동이 느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다시 찾아왔다
그는 그 벤치에
똑같이 앉아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또 시작이구나"
나는 이번에도
도망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나를 바라만 볼 뿐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못하는 건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지
나는 오랜 갈등 끝에
그 벤치에 앉을 수 있었다
여전히 그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그가
무섭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더이상 힘들지 않다
당분간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