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Acrilyc on Canvas
50 × 5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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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밤빛이 감도는 숲속에서 흰 토끼와 검은 토끼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습니다. 두 토끼 위에는 작은 별 하나가 조용히 빛나고, 무성한 잎과 흰 꽃들은 그 순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은 거창한 약속보다 서로의 존재를 믿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 작품은 서로를 지탱해 주는 관계가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작은 빛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숲 한가운데 떠 있는 별처럼, 서로를 향한 믿음은 우리의 마음을 오래도록 비추어 줍니다.
한 개인이 살아가며 겪는 갈등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삶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시련은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며,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을 남깁니다. 사회는 흔히 그러한 상황에 맞서 싸우라고 말하지만, 작디 작은 개인이 거대한 외적 요인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일은 대부분 또 다른 상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개인은 깨닫게 됩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견뎌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존재에 기대며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함께하는 시간, 직/간접적인 도움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합니다. 관계는 그렇게 개인을 지탱하는 하나의 구조가 됩니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 타인이 곁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지만 손을 내밀 수 없는 사건, 혹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순간들이 존재합니다. 인간은 이러한 공백을 메꾸기 위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왔고, 그것이 바로 예술이었습니다. 예술은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감정을 머물게 하고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본 작업은 이러한 예술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서 예술은 특정한 메시지를 주입하거나, 사회적 당위를 설파하는 프로파간다로서의 기능보다는, 개인의 삶에 조용히 개입하는 존재로 자리합니다.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그 앞에 놓인 개인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곁에 머무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업들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감과 위로입니다. 이 작업들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상태를 비춰볼 수 있는 작은 장면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사회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예술, 그것이 이 작업의 목적입니다.